[110803] 보스턴 여름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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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8-03 11:17 조회1,44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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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국캠프 인솔교사 이은별 입니다.
오늘은, 아침을 먹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 가재 한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누군가 물이 있는 곳으로 옮겨주겠지라고 생각했는데, 8시40분쯤 시계탑으로 향하는 길에
작은 가재가 그대로 길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물이 꽤나 깊은 웅덩이가 둘까 하다가
마음 착한 우리 아이들이 캠퍼스 안에 있는 연못으로 옮겨주어야 한다고 해서
플라스틱 컵에 담아 인원체크를 하러 갔습니다.
Brett 선생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생물수업 선생님의 조언을 구하여 연못으로 옮겨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1교시 Robotics 선생님께 말씀드리곤 (이)현우, 동호와 함께
캠퍼스 안의 큰 연못으로 가 플라스틱 컵에 담아왔던 작은 가재를 놓아주었습니다.
오늘은 착한 일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기 때문에 좋은 일만 있겠지라며 다들 즐거워했답니다.
1교시 Robotics 시간에는 조용히 조용히 아이들 수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사진을 찍으려 했것만
어찌나 다들 피하는지, 오히려 미국친구들이 함께 사진 찍자고 조르고 졸라 겨우 한두장 찍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사진이 캠프의 목표이 되어선 안되겠지만, 돌아보면 다 하나의 증거물이자
추억이 될텐데 그런 마음도 몰라주고 그저 저만 나타나면 고개를 숙이거나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가리는 우리 아이들을 어째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캠프가 중반을 지나게 되면 오히려 친구들과 함께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조르는 편인데
이번에는 어찌된 일인지 하나같이 사진 찍는 것을 이렇게나 싫어하니,
오늘은 결국 영원이한테서 수업에 방해가 되니 나가달라는 말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제가 없어야 편하게 미국 친구들과 대화도 나누고 부담이 없는 그 마음은 알지만,
미국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계속 보이니
정말 수업에도 방해가 되는 것 같아 나름대로 몰래몰래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사실상 스스로는 다 컸다고 생각하는 우리 아이들이기에 사진을 찍기 위해 윽박지르고
귀찮게 하는 것도 오히려 캠프 생활에 스트레스 일 것 같아 조심스레 다가가고 있지만,
초상권 침해라는 둥, 그만 좀 하라고 짜증을 낼때는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보통 캠프가 끝나고 모두에게 사진을 정리하여 집으로 보내드리는데,
그때 자신의 사진은 죄다 고개를 휙 돌려 귀신같이 나오거나 일부러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봐도 너무 후회가 될 것 같아 어떻게든 설득해서
사진을 찍게 하려고 하고 있으니 한국에서 지켜봐 주시는 부모님께서도
아이들의 이런 성향과 태도에 대해서는 다시금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대개 11시30분~12시15분까지 점심시간인데요,
오늘은 12시쯤 식당에서 나와 잔디밭에 모두 모여 물풍선 게임을 하였습니다.
서로 짝을 정하여 주고 받는 것을 하였는데, 일부러 엉뚱한 곳에 던져 물풍선을 터뜨리게 하기도 합니다.
창현-동호, 성엽-성욱, 성환-(최)현우, 세연-Jane과 짝을 이루어 게임을 하였구요,
지난밤 선풍기를 틀고 자는 바람에 약간 감기 기운을 보인 (이)현우와
몸이 조금 나른하다는 영원이는 나무 그늘에서 친구들의 물풍선 게임을 지켜보았습니다.
다들 너무 신나게 물풍선을 던지며 게임을 즐겼고, 우리 아이들 모두 그렇게 많이 젖지 않고
게임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3,4교시 수업을 마치고 5시까지 ESL 수업을 하였는데요.
Marine Biology 수업을 듣는 성환이와 성욱이는, 전문적인 과학 용어와 이론 부분을 설명할 때는
약간 이해하지 힘들지만 빔 프로젝트를 이용한 시각 자료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따라가기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최)현우는 기숙사에서 TV를 보고 숙제를 하며 휴식을 취했고,
나머지 아이들은 잔디밭에서 1시간 30분 동안 한바탕 축구를 하였습니다.
주변에 있던 미국 친구들이 응원도 해준 덕분에 몸이 나른하다던 영원이도 축구에 참여했구요,
창현, 성엽, 성환, 성욱, 동호도 어느때보다 더 열심히 달려 성엽, 성욱, 창현팀이 이겼습니다.
(이)현우도 너무 축구를 하고 싶어 했지만, 타이레놀 한알을 먹고 미열이 없어졌길래
오늘 하루만 뛰지 말고 쉬자며 설득하여 세연이와 함께 강의실 건물 앞에 앉아
자판기에서 과자도 뽑아먹고, 종종 넘어오는 공을 넘겨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일 3시 캠프 수업이 모두 끝난 후 ESL 수업 없이 Han 선생님과 제가 아이들 진학 상담도 해주고
캠프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을 나눈 후 이번 일요일에 있을 콘테스트에 대해 의논할 예정입니다.
이곳은 최저/최고 기온이 차이가 꽤 커서 밤에 아이들이 잘때는 꽤 쌀쌀합니다.
창문을 열어놓고 자면 밤새 꽤 추운데, 어제 (이)현우가 선풍기 끄는 것을 잊고 잠들어
오늘 약간의 감기 기운을 보인 거 같습니다.
지금은 미열도 없어졌고 긴옷을 입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있습니다.
돌아가는 날까지 아이들 한명도 아프지 않도록 조심조심하여 건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내일도 아이들의 즐거운 이야기들 담아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이)현우는 세연이에게 수학 문제집을 전달하였구요, ESL 선생님께 추가 과제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을 잊어 전화로 다시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창현이 안경은, 예전에 쓰던 것이
축구를 하다가 렌즈가 빠졌었는데 (깨진 것은 아니구요) 다시 테에 끼워넣긴 했지만
혹시라도 다시 빠질까봐 검정뿔테로 바꾸어 낀 것입니다.
댓글목록
임성엽님의 댓글
회원명: 임성엽(archtype) 작성일
카메라를 피해다니는 성엽이 모습이 떠올라 선생님께 새삼 죄송하네요^^;;;
애쓰시는 선생님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김영원님의 댓글
회원명: 김영원(magic4225) 작성일은별샘 수고가 많으시네요....
김창현님의 댓글
회원명: 김창현(kch2000) 작성일
안경이 바뀌어 걱정했는데 빨리 답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현이에게 전화가 오면 사진찍는데 있어 선생님께서 힘드시지않게 잘 말해야겠네요~
항상 수고하시는 선생님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