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814]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영어캠프 G07 인솔교사 박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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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24-08-15 01:21 조회44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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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현, 다빈, 보영, 시온, 찬아, 나연, 유현, 채희, 희원, 채은, 가희, 수지 인솔교사 박선민입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한층 더 흐려진 하늘로 맞는 아침이었습니다. 마치 끝을 향해가는 캠프를 아쉬워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습니다. 아이들은 며칠 전부터 급격하게 다가온 마지막에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도 이제 여기서 식사를 하는 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정규 수업인 만큼 원어민 선생님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멋지게 마무리를 하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원어민 선생님들께 편지를 써드리기도 하고 그동안 감사했다며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면 틈틈이 그동안 함께한 서로에게 편지를 적기도 하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매 쉬는 시간마다 저를 찾아와 한 통 한 통 손에 편지를 쥐어주는 아이들을 보며 저 역시 피하고 싶었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영어 일기 시간에는 캠프 전반을 돌이켜보며 한 달 동안 어땠는지를 적은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어느새 손때가 묻어 정감이 생긴 일기장에는 그간 아이들이 써내려간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페이지의 남은 공간에 서로의 연락처와 SNS 아이디를 공유한 아이들은 한국에 돌아가서도 꼭 만나자며 약속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녁식사까지 마친 아이들은 내일 있을 장기자랑을 위해 마지막 연습에 돌입했습니다. 많지도 않던 시간 내에 멋지게 합을 맞춘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했습니다. 완벽하게 끝낼 때까지 연습을 하겠다던 아이들은 기진맥진해진 모습으로 방에 돌아왔습니다.
장기자랑과 수료식이 있을 내일의 일정을 몇 번이고 물어보는 아이들을 보니 마지막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미리 어느 정도 짐을 챙기고 오늘은 마지막 날이니 다 같이 한방에 모여 자기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하여금 저 역시 오늘이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마지막 밤이라는 걸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습니다.
한참 사춘기를 겪고 있는 이 나이대 아이들에게 모든 일상을 공유하며 한 공간에서 가족이 아닌 친구와 지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사소한 문제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작은 습관이나 성향 하나로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그런 상황들을 극복하면서 우리 G07 아이들은 더 많이 성장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 큰 어른인 척하지만 아직도 애기들이었던 우리 G07 아이들이 어린아이처럼 굴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걸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습니다. 잘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던 순간도, 주변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속상해하던 순간도,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모두 지나 보내고 한층 더 성숙해진 아이들이 남아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은 제가 예상할 수도 없게 더 성장하겠지만 먼 훗날 돌아봤을 때 이 순간이 가치 있는 기억으로 남아있길 바랄 뿐입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 알고 함께 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 아이들이 다정함을 잃지 않고 언제나 자신들이 준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길 기도하겠습니다.
여유롭지 않은 스케줄에도 항상 최선을 다하며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저를 믿고 따라와 준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잠깐이나마 함께할 수 있어 무척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춘기라는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합니다.
마음을 열기까지 유독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우리 G07 아이들의 편안한 웃음을 볼 수 있게 된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예상보다 더 빠르게 끝이 다가왔습니다. 하루하루 서서히 밝아지는 아이들의 표정과 늘어가는 웃음이 저에게는 캠프의 원동력이었습니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지나간 아이들과의 추억을 저 역시 오래토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먼저 다가와 쫑알쫑알 귀엽게 이야기하던 아이들도, 저 멀리서 선생님~ 하며 뛰어오던 아이들도 내일이면 제 곁을 떠나게 되겠지만 더 큰 세상에서 제가 줬던 마음보다 더 큰 사랑을 받게 될 아이들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G07 아이들을 만났던 행운처럼 세현, 다빈, 보영, 시온, 찬아, 나연, 유현, 채희, 희원, 채은, 가희, 수지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며
지금까지 인솔교사 박선민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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