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106] 필리핀 영어캠프 강보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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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2-01-06 00:23 조회51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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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강보란입니다.
아침식사 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배식판도 없이 그냥 식빵만 들고 가서 혼났는데, 우리 아이들은 배식판에 식빵, 볶음밥, 죽 등 각각 좋아하는 음식들을 받아와서 먹습니다. 아침을 제대로 잘 챙겨먹어야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데, 우리 아이들은 언제나 잘 먹어서 마음이 놓인답니다.
아침 식사 후 아이들은 수업에 들어갈 준비로 인해 오늘도 분주합니다. 왁자지껄한 빌라가 조용해지면 아이들이 모두 수업에 들어갔을 때입니다. 아이들 수업하는 모습을 보면 모두들 열심히 듣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도 필리핀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거나 같이 놀았습니다.
오늘 나연이가 필리핀 선생님이 자기의 모습을 그려줬다고 아이들에게 자랑하였습니다. 그림을 보니 나연이와 꼭 닮은 귀여운 그림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모두 나연이와 닮았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지원이는 필리핀 Ruby 선생님에게 미키마우스를 그려주는 대신 교실 벽에 붙어있던 ‘보니 (핑크색 공룡 그림)’ 를 받아왔습니다. 지원이가 “선생님, 보니!” 하면서 보여주는데, 그러한 지원이의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답니다.
시현이가 점심 식사 후 수업을 듣고 난 뒤 한숨을 쉬기에 “시현아, 무슨 일 있니?” 라고 물어보니, “선생님, 오늘도 4점이예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무엇이 4점이라고 하는 것인가 했더니, 점심시간 전 수업들은 모두 5점 만점을 받는데, 그 다음 수업들은 점심 식후라서 졸려서 점수가 4점이 나왔다고 합니다. “오늘은 진짜 5점 받으려고 했는데!” 라며 많이 안타까워 하더라고요. 시현이가 지금과 같이 끈기와 노력이 있다면 분명 머지않아 5점을 받으리라 생각됩니다.
주희와 예지는 필리핀 선생님 중에서 Hope 선생님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Hope 선생님이 예지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면, Hope 선생님에게는 한국어를 알려준다고 합니다. 오늘은 ‘필리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말을 알려 주었다고 하네요. 주희는 내일 어떤 단어를 Hope 선생님께 가르쳐 줄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네이티브 선생님 수업을 듣다가 책상에서 도마뱀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이곳 필리핀에서는 종종 도마뱀이 나오는데, 남자 아이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엊그제 즈음에 남자 아이들이 도마뱀을 잡았다며 “선생님, 도마뱀 한국에도 가져갈 수 있어요?” 라고 물었던 것이 기억나네요. 우리 23동 빌라에도 저녁이 되면 항상 문 앞에 나타나던 도마뱀 ‘밤출이 (밤마다 출근한다는 뜻으로 아이들이 이름을 붙여주었답니다)’ 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안 보입니다. 아이들이 “밤출이 어디 갔어요?” 라고 묻는데, 아마도 남자 아이들이 도마뱀을 잡는다고 이곳저곳 찾아다니다보니 밤출이가 도망갔나 봅니다.
영어 수업이 끝나고 수학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수학을 하지 않는 아이들은 자율학습을 하였습니다. 수학수업이 끝난 뒤 아이들은 저를 보고는 “선생님!” 하며 달려옵니다. 지원이가 가장 먼저 달려와서 저에게 안깁니다. 그러자 예지가 “선생님, 저도요!” 하며 안기자, 다른 아이들도 저도요, 저도요 하며 차례대로 안깁니다. 하루 종일 공부하고 빌라로 돌아오는 아이들이 저를 보고 무척이나 반겨주어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던 아이들이 부모님과 같은 따스한 사랑이 그리웠을 것입니다.
오늘 저녁은 카레가 나왔습니다. 주희는 카레의 국물만 좋아한다며 고기, 야채를 모두 뺐습니다. 지원이는 “전 당근은 싫어요.” 라며 당근을 빼고 먹었습니다. 저의 어렸을 때의 모습이 떠올라서 살며시 웃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카레의 야채를 모두 안 먹기도 하고, 시금치를 싫어해서 김밥의 시금치만 쏙쏙 골라내서 먹곤 했습니다.
간식으로는 삶은 감자가 나왔습니다. 다들 설탕을 찍어 먹는 걸 좋아하는데, 해인이는 소금을 좋아하더라구요. 각자의 취향대로 맛있게 감자를 먹고 빌라로 돌아가서 영어 다이어리를 썼습니다. 아이들의 다이어리에 즐거운 내용이 가득한 하루가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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