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28] 필리핀 영어캠프 강보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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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12-28 23:26 조회49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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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강보란입니다.
필리핀에서의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기대하는 액티비티가 있는 날입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지원이가 저에게 “선생님, 오늘 탑스 힐 가나요?”라고 묻네요. 그만큼 기대가 컸던 모양입니다. 필리핀 도착한 이후 날씨가 흐렸다가 밝았다가 하지만, 아이들 마음만큼은 언제나 밝음입니다. 항상 즐거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우리 빌라 아이들...
오늘 아침 식사는 볶음밥과 야채죽, 파인애플, 소세지, 계란 후라이, 식빵, 그리고 아이들 기호대로 발라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잼 (딸기잼, 망고잼, 치즈잼, 땅콩버터 등), 망고주스가 나왔습니다. 다른 빌라 아이들은 음식 들고 돌아다니거나 식사시간에 떠들어서 주의를 몇 번 받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얌전하게 자리에 앉아서 먹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입맛이 돌아왔는지 정말로 잘 먹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야채죽이 인기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방문에 시간표 이외에 추가된 것이 있습니다. 제가 첫날에 말했던 빌라 생활에서의 주의사항을 맨 위에 적어놓고, 그 아래에는 각자가 방에서의 할 일을 분담하여 적어놓은 것입니다. 빌라 생활을 시작하였을 당시에 서로 무엇을 맡겠다고 정했다는 것을 이야기로만 들었었는데요, 오늘 아이들 방에 가보니 어느새 종이에 써서 붙여놓았네요. 나연이는 화장대 정리 담당, 지원이는 에어컨 담당, 해인이는 침대정리 담당, 그리고 시현이는 문단속 담당을 맡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종이가 아이들의 방문에 붙어있을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액티비티 가기 전에 수영장에 갔습니다. 아이들은 수영장에 가는 것을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었는지, “지금 수영장 간다.”라고 이야기하자 만세를 부르며 좋아합니다. 흐린 날씨여서 수영장에 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때마침 날씨가 개어 화창해졌습니다. 날씨도 우리 아이들이 캠프를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나봅니다. 아이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저를 따라 수영장에 갔는데, 도착하자마자 “우와! 크다!”하며 얼굴에 웃음이 한가득합니다.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에 인솔교사의 지도에 따라 준비운동을 마친 후 물 속으로 첨벙첨벙 들어갔습니다.
해인이는 수영을 참 잘합니다. 들어가자마자 인어공주처럼 물속에서 자유롭게 수영을 했습니다. 승부욕도 강해서 저곳까지 수영해서 가보라고 하면 금방 헤엄쳐 가서는 저를 보고 손을 흔듭니다. 해인이는 영어도 잘 하고, 스포츠도 잘 해서 캠프 활동을 앞으로도 정말 잘 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시현이는 다리를 물에 담그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지원이도 친구들과 장난치며 활달하게 잘 놀았습니다. 지원이는 저를 잘 따르는 아이이고 언제나 ‘선생님’하고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연이는 물장난을 정말 좋아합니다. 남자아이들과도 곧잘 어울려서 물장난을 치고, 남자 선생님들은 나연이를 당해낼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씩씩하게 잘 놀았습니다. 전에 나연이가 축구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언젠가 다른 빌라의 남자 아이들과 축구시합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은 어느새 선생님들의 별명을 지었는데요, 저에게 “선생님, ‘오너’가 뭔지 아세요?”라고 묻기에 처음에는 영어단어인 ‘owner’를 묻는 것인 줄 알았더니 ‘오리너구리’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또 ‘가미’ 선생님도 있는데, ‘가자미’의 줄임말이라고 하네요. 아이들의 즐거운 상상력을 곁에서 같이 공유하는 저는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오늘 점심은 카레와 무생채, 파전, 잡채, 김치, 귤, 떡국이 나왔습니다. 오늘 오전에 수영장에서 신나게 논 뒤에 먹는 식사는 정말 맛있었을 것입니다. 아이들 모두 카레를 한 번 더 갖다 먹었습니다. 또한 비타민이 풍부한 귤도 인기였습니다.
식후 버스를 타고 탑스 힐에 갔습니다. 이동하는 사이에도 아이들에게 필리핀의 이국적인 풍경들을 구경하며 필리핀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 주었습니다. 필리핀의 버스는 ‘지프니’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의 버스와 달리 개인들의 차를 개조하여 운영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한국에서 버스 요금이 얼마지?” 하고 물으니 “450원이요. 어린이 요금으로요.”라고 아이들이 입을 모아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면 필리핀의 버스요금은 얼마일까? 우리나라 돈으로 200원이야” 여기저기서 가격이 비싸지 않다며 놀라워하자, “우리들은 대한민국이라는 풍요로운 나라에서 태어난 것을 행복하게 생각해야 돼. 그리고 필리핀으로 공부하러 보내 준 부모님께 감사해야 된단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한순간 숙연한 분위기가 되었는데, 필리핀에 와서 영어공부 이외에도 많은 것을 얻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탑스 힐 전망대는 필리핀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세부의 전경이 활짝 트인 곳입니다. 아이들은 “여기서 한국이 보여요?” “선생님, 저건 무슨 건물이에요?” 등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아이들의 넘치는 호기심에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다음으로는 도교사원으로 이동했습니다. 필리핀 세부에는 중국인들이 상당한 경제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도교사원과 같은 중국풍 건물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도교사원에 갔을 때, 마치 만리장성 같다고 그러더군요. 필리핀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에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였습니다. 그리고 소원을 하나씩 비는 시간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영어 공부를 잘하게 해 주세요’하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다음은 쇼핑 몰에 갔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사이좋게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었다고 하네요. 시현이는 필리핀 날씨가 덥다며 핑크색의 예쁜 부채 하나를 사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현이의 모자도 핑크색이었던 것이 생각나 핑크색을 좋아하나 싶었는데, “저희 엄마가 핑크색을 좋아해요.”라고 말합니다. 지금은 노란색이 좋다고 하네요. 지원이는 부채와 망고스팅을 샀는데, 저의 것까지 해서 망고스팅을 5개 구입했다고 합니다. 자유 쇼핑을 하면서도 저를 생각해준 지원이의 마음이 너무 예뻤습니다. 나연이는 물통을 떨어트린 바람에 뚜껑이 깨져서 잠시 물통을 빌려주었는데요, 이번에 쇼핑하면서 새로운 물통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해인이는 말린 망고를 샀는데요, 전에 가족과 함께 간 필리핀 여행에서 말린 망고가 너무 맛있어서 이번에도 구입했다고 했습니다. “하나 더 사고 싶은데…”라며 아쉬움을 표하자, 다음번에 와서 더 사자고 이야기했습니다. 해인이는 필리핀에 도착하기 전부터 저에게 “필리핀에서는 말린 망고가 진짜 맛있어요!”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말린 망고를 정말로 좋아하나 봅니다.
쇼핑 몰에서 즐거운 쇼핑을 마치고 빌라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친 후 빌라로 돌아와 영어 일기를 썼습니다. 다들 영어로 일기를 쓰려니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금새 “선생님, 다 썼어요!”라며 저에게 검사받으러 왔습니다. 오늘은 다양한 활동을 해서인지 아이들의 일기에도 즐거운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일기를 다 쓴 후에는 간식시간이 있었는데, 쇼핑 때 구매했던 말린 망고와 망고스팅도 함께 가져와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지원이가 샀던 5개의 망고스팅 중 3개가 썩어있었습니다. 수박도 통통 두드려봐야 맛있는 걸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열대과일을 고르는 법을 잘 몰랐던 모양입니다. 망고스팅은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것이 잘 익은 것인데, 딱딱한 망고스팅을 샀던 것입니다. 아이들은 그러한 에피소드에 즐거웠는지 깔깔거리며 잘 익은 망고스팅 2개를 나눠 먹었습니다.
내일은 영어 수업이 시작하는 날입니다. 오늘 아이들 모두 각자의 시간표를 받았고, 잃어버리지 않도록 알림장에 꼭꼭 붙여놓고 다니라고 하였습니다. 내일도 아이들에게 보람찬 하루가 되길 바라며 오늘의 일기는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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