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808] 필리핀 영어캠프 4주 이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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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8-08 03:02 조회50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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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맑은 하늘이 우리를 반겨주며 따스한 햇살에 잠에서 깨어 납니다. 네 번째 주가 찾아왔네요, 지나간 3주를 돌이켜 보면 너무도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었는데 아이들의 마음 속에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 동안 지치고 힘들고 고단한 하루하루가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돌이켜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많지요. 처음이라 겁이나고 익숙치 않은 부분들을 몸에 베도록 하는 과정들이 아이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이 곳에서 있었던 경험들을 잘 기억하며 추억으로 간직해주길 바랍니다.
기상시간 7시 10분. 비록 눈을 뜨기 쉽지 않은 시간이라도 아이들은 자신이 오늘 해야 할 일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식당으로 줄지어 이동하니 16빌라 형들이 밥을 먼저 먹고 있습니다. 형들과의 아침인사를 나누고 인솔교사와도 반가운 아침 인사를 합니다. 많이 친해지고 장난도 치며 익숙해진 사이라 그런지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어 기분이 상큼했습니다.
오전 수업이 시작되고, 서서히 해가 중천으로 올라가는 동안 아이들은 무더워지는 날씨지만 힘을 내어 수업에 집중합니다. 중간에 영훈이와 대영이, 영재가 수업 도중에 산만한 행동을 보여 따끔하게 바로 잡아주고, 필리핀 교사와 학생간의 호흡이 제대로 맞는지를 확인하며 사진촬영에 임합니다. 실내 온도는 약간 서늘한 정도라 아이들은 제각기 챙겨온 긴 겉옷을 걸치고 자신의 체온 조절을 이제 능동적으로 할 수 있을 만큼 제법 캠프의 노하우를 터득해놓았습니다. 처음에는 감기에, 물갈이 증세 등으로 다소 힘든 점도 있었지만 돌이켜 보니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잘 생활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건강관리에 Tip을 주시는 부모님들의 성원덕분인지 아이들은 이제 아픈 곳도 거의 없고,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에게 들려줄 이야기 한 보따리씩을 가슴에 담아두고 있네요.
오전 수업이 끝나고 배가 고픈 아이들은 식당으로 우르르 몰려갑니다. 양념치킨, 불고기 등 좋아하는 고기반찬이 기다리고 있네요. 재호는 이 곳에서 두 번이나 급체한 기억이 있어, 늘 튀김류나 고기류가 나올 때에 천천히 꼭꼭 씹어먹도록 신경을 씁니다. 자신도 그것을 알고 이미 잘 실천하고 있구요. 역시 아프지 않아야 캠프를 즐기기에 편안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전자사전을 가지고 놉니다. 음악을 틀어놓고 영훈이는 춤을 추고 옆에서 아이들은 신나서 깔깔 웃습니다. 저도 너무 재밌어서 배꼽 빠질 정도로 웃기도 했답니다. 영훈이는 남들 앞에도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후 수업이 시작되고, 언제나 찾아오는 식곤증, 더위로 인한 무기력증과의 사투가 시작됩니다.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세수 한 번 하고 돌아오면 그나마 좀 견딜만 해집니다. 대영이 역시 자세가 흐트러져서 한 마디 듣긴 했지만 재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점심을 먹고 남는 여유 시간에 휴식도 좋지만, 가벼운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의 몸이 잠에 길들여 지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이동한 아이들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거실에서 잠시 앉아있었는데요, 갑자기 전기가 나가서 에어컨이며, 전등, 빌라 내의 전기기구들이 모두 작동이 되질 않아 잠시 혼잡이 있었습니다. 호텔 측과의 연결을 통해 원인을 분석해 본 결과 전기배선 문제가 생겨 긴급하게 아이들이 방을 이동해야 할 것 같다며 호텔로 보금자리를 잠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 간 길들여지고 내 집 같았던 빌라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다시 적응하기 위해 아이들이 힘들어 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아이들은 호텔 방에 들어 서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침대에 몸을 던졌습니다. 기존의 일반룸 2개와 마스터룸 1개가 있는 빌라 생활을 하다가 룸2개 사이에 문 하나로 연결된 호텔방에서 다 함께 한방을 쓰듯 생활하게 되어 너무도 기뻐합니다. 대영이가 싱글베드 1개, 영재와 민재가 더블베드, 준형이와 규진이가 더블베드, 영훈이와 재호가 더블베드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숙소생활이 좀 더 안락한 환경이 될 수 있게 다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을 하고, 피곤했던 하루를 마무리 하기 위해 간단한 세면을 마치고 잠을 청했습니다. 은은한 전등 아래에서 아이들이 곤히 자는 모습을 보니, 집에 가서 빨리 부모님을 뵙고, 맛있는 밥을 먹고, 남은 방학을 재미있게 보내며 이번 캠프를 다시 한 번 떠올려 주기를 바랍니다.
대영이는 이제 제법 인사성도 밝아지고 웃는 얼굴도 자주 비추네요, 수학 수업 시간에도 흥미롭게 수업에 임하기 위해 선생님의 농담에도 제법 받아칠 줄도 알고, 숙제도 꼼꼼히 해가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국에서 공부했던 시절을 이야기 해주며 앞으로의 다짐을 내비칩니다. 캠프가 끝난 후에도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님 얼굴에 웃음 꽃이 피게 만드는 든든한 아들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규진이는 오늘 점심을 먹으러 가며 모자를 벗고 갔습니다. 제가 볼 땐 귀엽기만 한데, 자신은 부끄럽다고 이상하다고 이야기를 하네요, 쑥스러움을 많이 타서 앞으로 자신감도 많이 필요할 것 같고, 이번 캠프를 통해 더욱 활발해지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친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여유를 찾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민재는 꼼꼼하고 깔끔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장난을 칠 때는 신나게 웃는 표정을 보여주지만, 가끔은 시무룩 해 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투덜대지 않고 친구들 앞에서는 늘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려 노력합니다. 역시 고학년은 달라도 다릅니다. 민재의 웃음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재는 어눌한 듯 하면서도 가운데에서 분위기를 잘 타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튀지도, 너무 조용하지도 않습니다. 두 번째 임하는 캠프라 그런지 빌라 내에 캠프 가이드 역할도 하지만 늘 여유로운 듯, 시시한 척하면서도 막상 ACTIVITY시간이 되면 너무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역시 애는 애인가 봐요^^;
재호는 오늘 다른 인솔교사 선생님에게 너무 좋은 칭찬을 들었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주무세요, 선생님 조심히 다녀오세요, 선생님..선생님.. “해민 선생님 반에 Lukas있죠? 와..재호는 정말 인사성도 좋고 아이가 듬직한 것 같아요, 좋겠어요” 재호도 좋고, 저도 기분 좋은 하루 입니다. 저의 열성 팬이기도 합니다^^
영훈이는 질문이 너무 많은 아이로 소문이 났습니다. 그래도 전혀 얄밉지가 않습니다.
예의도 바르고 인사할 때면 얼마나 귀엽게 하는지, 애교도 알고, 춤도 알고, 노래도 알고, 요즘들어 단어 시험도 열심히 하고, 보면 볼수록 매력만점인 영훈이. 수학 숙제를 하느라 오늘 애를 좀 먹었지만, 참 재미있는 친구입니다.
준형이는 처음 보다 많이 웃고, 처음 보다 말도 많고, 처음 보다 잘 먹습니다. 초반에 한 번 앓았던 것 빼고는 늘 건강하게 자신을 컨트롤 할 줄 압니다. 늘 노란색 겉옷을 걸치고 다니며 자신의 체온을 스스로 조절하고, 어머님께서 당부하는 사항들도 꼭꼭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무엇보다도 시간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아이인 것 같아 나중에 학업적으로도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준형이가 숟가락을 입에 넣는 복스러운 모습을 보는 낙에 기분이 좋습니다.
업무에 바빠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친형 같은 배려를 많이 못해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캠프를 일주일 남긴 시점에서 아이들과 더욱 더 친한 사이가 되길 바라며 예쁘게 잠든 얼굴을 지켜봅니다. 부모님들,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아이들이 올바르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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