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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04] 필리핀 영어캠프 6주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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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8-04 23:02 조회50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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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모든 일과를 마친 후, 우리 아이들은 조촐하게 과자파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나게 하루를 놀고, 몰아서 여운이 남지 않게 딱 즐기고, 내일 부터는 활기차게 공부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아이들은 늦은 시간에 하는 과자파티에 신이났고, 아이들끼리 좀비놀이를 하면서 과자를 먹다가 나중에는 다같이 만화를 그리며 과자를 먹었습니다. 진경이와 규남이가 만화를 그리고 있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그 만화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좀 보여달라는 부탁에 아직 완성작이 아니라서 안된다고, 편집이 끝나서 나중에 완성되면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편집이라... 아이들의 만화라서 놀면서 보려고 콧웃음을 쳤다가 편집이라는 단어를 듣고는 얼마나 큰 스케일과 상상력이 합쳐질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다섯명의 아이디어 자문위원이라... 아이들의 만화내용이 입수되는 대로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제 오늘의 다이어리 입니다. 오후 한때 시원한 소나기가 내렸지만, 우리 아이들의 우정으로 이겨낸 재미있는 하루 였습니다. 뜬금 없는 오후 소나기 이야기의 시작으로 의아하실 수도 있겠지만 훈훈한 에피소드가 있어서 오늘은 오후에 날씨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오후가 되기 전까지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며 우리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수업장으로 향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어제 폭포를 온몸으로 맞은 것이 피곤하였는지 아침 부터 어깨며 다리며 쑤시다고 파스를 찾았습니다. 할아버지 같은 아이들의 파스타령에 간단하게 마사지를 한 후 우리는 수업장으로 향하였습니다. 어제의 활동이 차를 많이 타고, 산속을 걷는 활동도 있었고, 가와산의 물이 석회질인 탓도 있어서인지 수업받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피곤함이 묻어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사명을 다하듯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쉬는 시간 중간중간에 저에게 와서 파스를 가장 많이 찾은 아이는 준혁이였습니다. 준혁이는 파스를 바른 후, 뜨겁다고 종종대면서도 계속 찾아오는 것을 보니 우리 아이들이 어제 맞은 폭포가 어린 몸으로 대자연을 품기에 힘에 벅찬것 같았습니다. 반면에 조퇴없이 오전 수업을 마치니 대견함이 밀려왔습니다.

점심식사시간이 되었습니다. 예측 불허한 필리핀의 날씨가 갑자기 변덕을 부려서 소나기를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아이들이 식당을 들어오기 전에는 화창한 날씨였는데 밥을 먹고 나니 하늘에 구멍이 뚫린듯 비가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밥을 빨리 먹고 빌라에 있었던 태욱이와 진경이는 아직 식당에 발이 묶여있을 친구들과 동생들을 생각하여 손에 우산을 하나씩 들고 나타났습니다. 어쩜 그런 대견한 생각을 하였는지 아이들은 둘씩 우산을 함께 쓰며 식당에 있는 아이들 하나 하나와 빌라로 향하고 모두다 비 한방울 맞지 않고, 무사히 빌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밥을 천천히 먹었던 기훈이를 마지막으로 모든 아이들의 이동이 끝났습니다. 기훈이는 규남이가 우산을 씌워주고 데려갔습니다. 훈훈한 바이러스가 우리 아이들 사이에서 번져서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짧은 거리라서 사실 우산을 잘 쓰지 않는 저에게도 아이들은 자신의 우산을 빌려주었습니다. 저는 다른 선생님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채 유유히 아이들과 함께 빌라로 올 수 있었습니다. 기특한 아이들의 생각에 우현이 보고 귓속말로 "시영이도 우산이 없는거 같은데 데려다 주고 와~"라고 하였지만,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우현이는 싫다고 하고 뛰어가 버렸습니다. 닭볶음탕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우리 아이들의 우정도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점심시간 이었습니다.

오후 수업시간이 되었습니다. 오후 수업시간에 희재가 몸에 열이 있는 듯하여 저를 찾아왔습니다. 확인해 보니 미열로 잠시 쉬면 없어질 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희재는 참고 수업을 받겠다고 말한 후, 다시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몇시간이 흐른 뒤, 아이들이 모두 뛰어놀고 있는 시끄러운 쉬는 시간에 저는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을 포착하였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말했던 희재가 글쎄, 쉬는 시간에 저녁에 있을 저와의 단어시험을 미리 공부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몸 생각이 먼저 들어서 괜찮아 졌냐고 희재에게 물어보니, 희재는 이제는 괜찮고 저녁에 있을 단어시험을 잘 보고 싶어서 미리 공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희재에게 더 물어보니, 쉬는 시간에도 공부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 이었지만 앞으로도 열심히 할 거라고 하여 희재가 오늘따라 더욱 더 예뻐보였습니다.

오후 수업도 잘 마무리 짓고 우리 아이들은 생선을 으깨서 만든 탕수육을 반찬으로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오늘 진심으로 받은 감동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아이들에게 매점을 선언하고 싶지만, 오늘 아이들의 컨디션은 군것질 보다는 휴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의 여러가지의 감동은 일단은 아이들에게 비밀로 하고 내일이나 더 적당한 기회를 바서 감동프로젝트를 진행시키겠습니다.

김규남
똘망똘망한 규남이는 간간히 근육통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규남이에게도 마사지를 해주었고, 아프다며 도망가려는 시도를 하였지만, 혈을 집어주는 마사지에 나중에는 시원하다고 하며 즐기는 보였습니다. 오늘 밤에도 마사지를 하며 내일의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지도하겠습니다.

이우현
우현이는 어제 시영이와 함께하는 자리가 좋았지만, 친구들이 그것에 대하여 놀리는 것은 싫어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닌 다른 여자 선생님께는 자신이 배려한 점을 자랑하듯 수줍게 이야기하여 은근히 소문이 퍼져서 이슈가 되는 작전을 구사하는 듯 합니다. 시영이가 보고 있다면 더욱더 열심히 하는 우현이기에 당분간은 이것을 이용하여 우현이를 열심히 공부시킬 생각입니다.

윤희재
약간의 미열이 있었지만, 약의 도움없이 지금은 완전히 컨디션을 되찾았으며, 친구들 중에서 가장 먼저 틈틈히 하는 공부를 시작한 점이 대견합니다. 어린 나이에 벌써 부터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시간을 쪼개서 쓰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습니다. 친구들 앞에서는 항상 밝은 모습을 유지하며, 공부또한 열심히 하는 희재와 함께해서 저 또한 즐겁습니다.

김태욱
자신이 편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의 불편함을 떠올리는 것이 어린 나이에 쉬운 일이 아닌데도, 사려깊은 태욱이의 행동에 특히 감동 받았습니다. 태욱이의 이런 의젓한 행동이 다른 친구들과 동생들에게도 모범이 되고 훈훈한 바이러스가 잘 퍼질 수 있도록 옆에서 칭찬하며 항상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기훈
다른 형들이 조금씩 근육통을 호소하는데, 그에 관계없이 아주 활발한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마사지를 해보아도 마사지 자체가 아프다며 도망가는 아이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타고난 체력인지, 자신의 건강을 자신이 잘 챙기는 것인지 캠프를 통해서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인데 그러한 면에서 기훈이는 100점입니다.

이진경
진경이는 이제 컨디션을 많이 회복하였습니다. 하지만 목이 아픈것은 여전하여서 어머님의 말씀대로 보내주신 약을 먹이도록 하겠습니다. 진경이는 피곤한지 입술도 약간 튼 자국이 생겼는데, 입술에 바르는 연고는 저희가 갖고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최상의 컨디션도 아닌데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는 진경이의 모습이 멋집니다.

지준혁
준혁이에게 마사지를 해주면 끄응끄응 소리를 내면서도 시원하다고 마사지를 즐기고 있습니다. 파스를 붙혀도 뜨겁다고 하면서 계속 적으로 파스를 찾습니다. 신나게 물놀이를 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듯 하여 안쓰럽기도 하고, 종종대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지만 최상의 컨디션을 하루 빨리 만들어서 공부할때 전념할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열심히 단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저 학년인 우리반아이들의 경우, 다른 형들 처럼 단어를 죽어라 외워서 공부하다 보면 어린나이에 질려버릴 것 같아서 간간히 게임을 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지금은 간식을 먹으며 스피드 퀴즈 놀이를 하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상 오늘의 다이어리를 마무리 지으며 내일다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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