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31] 필리핀 영어캠프 4주 이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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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7-31 23:17 조회50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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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느덧 7월의 마지막 날이 지나고 있네요. 한국은 비 피해로 많은 분들이 상처를 입고 가슴 아픈 일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 한 켠에서는 먹구름이 끼어있지만, 오늘 하루는 그런 걱정을 잠시만 뒤로 한 채 맑은 햇볕아래 7시 30분에 기상하여 평소보다는 조금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이것 저것 바닷가에 물놀이를 가기 위한 준비를 끝마친 후에 대기 중인 미니버스에 들뜬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라탔습니다. ;;
우리 빌라는 저번 볼링장 Activity 때 와 같이 15번 빌라 여학생들과 함께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약 30분 정도를 달리다가 다다른 곳은 필리핀 현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어느 선착장이었는데요, 그곳에는 한국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러 온 여러 사람들과, 관광객들, 일본 관광객들 등등 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분주했습니다. 4주 캠프와 6주 캠프 팀 모두가 함께 배 3척을 빌려 타기로 예약이 잡혀있어, 아이들은 빨리 섬으로 이동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지루함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배에 올라타는 순간 아이들의 얼굴엔 함박웃음 꽃과 환호성이 연신 이어집니다. 우리 빌라가 탄 배 이름은 ‘Vietnam Star7’ 입니다. 맑은 바닷물, 배의 넓고 쾌적한 공간과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출렁이는 바다 위를 달릴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도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아침에 미리 복용한 멀미 약 덕분인지 배 멀미를 호소하는 아이들은 없고, 그저 푸르른 대자연을 느끼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오늘 우리가 이동할 목적지는 ‘Nalusuan’ 이라는 섬입니다. 그림 같은 풍경을 병풍 삼아, 뜨거운 태양을 가려줄 오두막 밑에서 맛있는 바비큐 꼬치를 먹게 되었는데요, 각자 자신의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닭 꼬치, 돼지고기 바비큐, 잘 구어진 새우, 오징어 구이, 따뜻한 흰 쌀밥으로 점심 식사를 합니다. 긴 이동 시간으로 허기가 진 아이들은 인솔교사들보다도 빠르게 음식을 비워내고 후식으로 나온 망고와, 파인애플, 바나나의 달콤함을 느끼며 서서히 물 놀이에 대한 기대심에 에너지를 충전시킵니다. 아이들이 밥을 먹고 소화를 시키는 동안 인솔교사들이 놀기 좋은 터를 잡느라 분주히 움직입니다. 필요한 아이들에 한해서 챙겨온 구명 조끼를 착용시키고, 아이들이 구명조끼를 입는 동안 나머지 인원들은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친 후에 시원하고 투명한 바닷물에 몸을 던집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해운대 해수욕장이 해수욕하기에는 적격인 물 깊이를 자랑하듯, Nalusuan의 해수욕장은 그보다 더 안전한 수심과 투명 빛깔 바다빛깔을 자랑합니다. 몇몇 인솔교사들의 감독아래 저마다 아이들은 챙겨온 물안경을 끼고, 첨벙첨벙 수영을 했습니다. 막내 준형이의 키가 148~9정도 되는데도, 발이 닿을 정도로 안전한 수심에서 그야말로 제대로 된 해수욕을 즐기기 시작합니다. 통영 물개 영훈이는 물안경이 없이도 물 속을 헤엄쳐 다니고(사실 제가 간간히 빌려 쓰느라^^; 적당하게), 대영이는 형이라 그런지 여러 동생들을 거느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규진이 영재, 민재는 물놀이 기구(스폰지 재질의 2M길이, 원통)를 가지고 물총 쏘기 놀이를 합니다. 준형이는 저를 따라 멀리까지 따라왔는데요, 수심이 깊은 척 못 오게 어설픈 연기를 하다가 눈치 백단 아이들에게 걸리고 말았습니다. 준형이가 갑자기 물속에서 나오더니 무언가를 내밉니다. 세련된 레오파드 무늬에 겉이 블링블링 하면서도 맨지르르하고 크기는 밥 숟가락 만한 소라모양 갑각류의 껍질이었습니다. 기념 삼아 일단 주머니에 챙겨 놓고 다시 물 속 수영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가 지나고 잠시 숨을 돌리려는 찰나 먹구름이 몰려옵니다. 갑자기 내리는 스콜로 인해 모두 오두막 아래로 대피했습니다. 지나가는 비이겠거니 싶어서 비치 타올로 아이들을 감싸게 한 후 옹기종기 모여 조금 전 자신의 활약상을 듣습니다. 단연 준형이의 전리품이 인기였습니다. 꼬챙이로 틈을 쑤셔서 안의 이물질을 빼내려고 보니 안에 꿈틀꿈틀 무언가가 움직이네요, 옆에서 영재는 징그럽게 뭐 하는 것이냐며 또 잔소리를 합니다. 결국 빼내지 못하고 빌라로 돌아오긴 했지만 내일 햇볕에 바싹 말려서 상황을 지켜보기로 합니다. 약 30분 정도가 지났을까요. 스노클링을 하기로 되어있던 계획대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바다 상태로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배에 올라타 바다 위를 다시 달립니다. 아쉽지만, 다른 곳에 가서 안전한 포인트에 배를 잠시 세워놓고 어항에 물고기를 풀어 놓듯 아이들을 입수 시킵니다. 이미 물 놀이에 지친 아이들과, 젖은 몸이 말라가며 추위를 느끼는 몇몇의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스노클링 포인트에 몸을 던졌습니다. 마치 올챙이 같은 모습이었다고 묘사하고 싶네요. 막내 준형이, 화장실 터줏대감 민재는 지쳤는지 배에서 구경을 하겠다고 하네요. 맏형 대영이, 통영 물개 영훈이, 우리 회장님 재호, 모자 사랑 규진이, 투덜투덜 영재만이 물에 뛰어듭니다. 수경 너머로 보이는 바다 속 풍경은 그야 말로 쉽게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세상입니다. 생각 보다는 많진 않았지만 열대어의 헤엄치는 모습, 신기하게 생긴 해초들을 지켜보며 힘들지만 발장구를 더 세게 칩니다. 그렇게 약 30분 정도를 놀다 보니, 이제는 배도 고프고 집에 돌아가 따뜻한 물에 몸을 씻고 쉬고 싶어지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일렁이는 파도 위의 보트는 놀이공원 놀이기구 같고, 눈 앞에 보이는 드넓은 바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더 넓혀줄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 다시 선착장에 돌아와 ACME상륙 작전이 펼쳐집니다. 오전에 이동 시에 탑승했던 미니버스는 약간 연식이 된 것이어서 이번에는 집에 돌아가는 길. 깔끔한 새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재빠른 인솔교사 이해민과 15빌라 박지영 쌤의 완벽한 팀워크가 빛을 이룬 결과였습니다.
인원체크 완료. 숙소로 이동.
돌아오니 먼저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와 인사합니다. 식어가던 몸에 뜨끈뜨끈한 샤워 물로 한 바탕 씻고 나니 몸이 나른해지면서 다시 허기가 찾아옵니다. 막간을 이용하여 아이들의 전화통화 시간을 갖고,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이동합니다. 물놀이 후에 먹는 라면 맛이 그리웠지만, 라면 대신 스파게티가 기다리고 있더군요..아쉬운 대로 아이들은 식탁 위에서 포크를 바삐 움직입니다. 규진이는 식판을 엎어서 혼이 났답니다, 열심히 놀고 온 후에 먹는 밥은 열심히 일하고 먹는 밥과 비슷하게 맛있는 것 같네요.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과의 통화시간을 잠시 갖고, 단어장을 꺼냅니다.
오늘은 WEEKLY VOCABULARY TEST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지요. 이 시험만 치르면 오늘의 피로를 달랠 수 있는 자유 시간이 주어집니다. 아이들은 지난 한 주간 공부했던 단어들을 기억하며 하나하나씩 적어 내려갑니다. 아이들은 참 신기합니다. 별 것도 아닌 것에 누구 한 명이 말을 꺼내면 다른 아이들도 그 질문에 몰려가는 경향이 있죠, 시험 보는 동안에는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표정관리가 필요해요. 저는 지금 아이들이 시험 보는 테이블에 마주 앉아 바쁜 척 연기를 하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
시험을 마치고 나서 일기를 간단히 쓰고, 취침에 들려 합니다.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캠프 2주 차도 아무 탈 없이 견뎌 내준 아이들에게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정이 쌓여갑니다. 이 녀석들 집에 갈 때 아쉬워서 어떡하죠..남은 2주를 위해 모두 파이팅 하겠습니다. 끝까지 잘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유준형님의 댓글
회원명: 유준형(ups001) 작성일실감나게 써주셔서 제가 거기 같이 있었던것 같네요. 앞으로도 화이팅!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실감난다니요 ~~모자르죠 ...매일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