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26] 필리핀 영어캠프 4주 이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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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7-26 00:59 조회50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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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떠난 지 일주일이 되는 날입니다. 아이가 도착해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염려하신 부분들에 대해 지난 다이어리를 통해 느낄 수 있으셨을 겁니다.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아팠던 아이들은 회복을 하여 잘 적응하여 생활하고 있고, 걱정됐던 음식과 수업 및 교우문제 역시 큰 문제가 없이 잘 진행되고 있지만, 건강상의 문제야 초반에 극복해야 할 적응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흔히 말하는 물갈이나, 현지 기후 특성 사정상 발생할 수 있는 감기문제 등, 인솔교사 및 현지 스텝의 관리로 열심히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아이들이 평소보다는 약 2-30분 정도 늦잠을 잤습니다. 평소에는 일곱 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기상 시간에 피곤함을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가지고 있던 긴장이 조금은 풀어져서 생활함에 조금이나마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일어나서 손을 씻고 바로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아침에 간단한 식빵과 잼, 볶음밥 등 자신의 기호에 맞게 조절해서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식사를 마치고, 빌라로 돌아와 양치, 세면을 끝마치고 책가방을 맵니다. 날씨는 구름이 끼어 오후쯤이면 비가 내릴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역시나 점심시간 직전에 한 방울씩 두두두두 떨어지는 비에 이동간 불편함이 조금 있었습니다. 오전 수업이 시작되고 저희는 출석을 체크하고 아이들은 아침에 첫 대면하는 선생님과의 인사를 나눕니다. 아이들은 긴 팔 의상을 하나씩 가지고 다니며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입니다. 오후에는 영훈이가 감기 증세를 보여 빌라로 돌아와 약을 먹이고 눕혀 잠을 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도 아플 때 바로 찾아와서 이야기해주니 인솔교사 마음은 늘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안쓰럽기도 한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합니다.
점심식사는 오징어튀김과 감자조림, 만두국이 나왔는데요, 만두는 비록 못생겼지만 맛은 훌륭하여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현지에서 ‘깔라마리’ 라고 부르는 오징어 튀김 역시 인기 메뉴였으나,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아이들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과식 방지차원에서 양을 제한해서 배식했습니다.
공놀이를 하려 했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공놀이는 하지 못하고 먹구름이 낀 흐린 날씨에 방 안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따끈한 파전을 그리며 잠시 집 생각도 하고, 내일 있을 액티비티 걱정도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기상 상황에 맞춰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지만, 내일은 꼭 화창한 하늘아래 바닷가에서 시원한 여름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늘 반복적인 일상이 될 수도 있지만, 초반 과도기를 지나 이제 적응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은 수업에 재미를 붙여 선생님들과도 친해지고, 쉬는 시간에 막간을 이용하여 공놀이를 즐기기도 한답니다.
오후 수업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조금씩 향상되는 자신감과 늘어가는 영어실력에 바라보는 인솔교사 마음도 편안해 집니다.
저녁으로는 김치,참치 덮밥이 나왔는데요, 어린 체구의 아이일수록 밥을 더 잘 먹는 것 같네요. 식습관이 나쁜 아이는 딱히 없지만, 그래도 한국 음식이 그립다는 말을 종종 하곤 합니다.
저녁에 수학수업, 자율학습을 마친 후 단어 시험을 치르고 간식을 먹었어요, 간식은 바나나튀김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너무 달다며 기대했던 맛과는 다른 맛이라고 실망을 하네요. 그 와중에 영훈이는 맛있다고 계속 집어먹습니다. 국산 고집하면서 이런 음식은 제 입맛에 딱인가 봅니다.
간식을 먹으며 한 마디씩 하루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우리 영훈이는 오전까지는 재미있게 수업을 잘 듣다가 오후에 감기기운이 있어서 종합감기약 한 알을 먹이고 눕혀서 4시간을 재웠는데 건전지가 방전되었다가 충전이 된 것처럼 다시 살아났어요. 긴 상의를 가져오질 않아서 저의 옷을 빌려주었는데 거절을 했습니다. 그래도 나은 듯 할 때가 더 위험 한거라 설명하며 긴 팔을 입혀서 재웠습니다.
우리 대영이는 비염이 있어서 코가 아픈 것 때문에 수업에서 약간 힘들었던 점 빼고는 선생님들한테 다른 불편함은 느끼지 않고, 요즘들어 수업에 재미가 많이 붙어서 수업시간이 즐겁다네요. 쉬는 시간에는 필리핀 선생님들이 대영이를 둘러싸고 옹기종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대영이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든걸까요? ^^;
우리 영재는 목이 아파서 스피킹 수업을 하기 조금 힘들었다고 합니다. 내일 매니져에게 말해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콧물이 나와서 화장실을 자주 드나들어 오늘 집중이 조금 힘들었다네요.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 만나서 장난치는 것이 너무 좋답니다.
우리 재호는 한 시간씩 바뀌는 선생님들이지만 매일 보는 선생님이라 지루할 수도 있지만, 조금 다른 느낌이 있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이 엄격해지는 날이 있다고 합니다. 가끔 수업을 듣다보면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던 부분이 이제는 ‘아 이런말도 내가 이제 들리는구나’ 하고 느껴질 때마다 자신이 캠프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우리 준형이는 진도를 빨리 나가서 여유가 되는 시간에 선생님과 핵맨 게임을 했습니다. 처음보다 수업이 많이 재미있어졌다고 합니다. 가끔씩 아이들을 꾸짖는 시간에는 잘 못된 점을 딱딱 찝어서 이해하려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가 형들보다 좋을 때가 많습니다. 아파서 함께 고생했던 정이 있는지 쉬는 시간에 찾아와서 이야기도 하고 자신의 컨디션을 잘 찾으려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우리 민재는 마지막 교시만 되면 꼭 잠이 온다고 합니다. 엄살도 없고 늘 당당하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줘서 마음이 든든하네요. 네이티브 시간도 즐겁게 듣고 있다고 하는데요, 케빈 선생님이 편하다고 자신과 궁합이 맞는 것 같다며 좋다네요. 함께 듣는 다른 친구보다 더 자신감있게 말도 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또 35번 빌라의 앤디와 친해져서 매일 데리고 다니는 것도 보기 좋네요.
우리 규진이는 귀신을 무서워합니다. 캠프의 단골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야밤의 귀신이야기를 제일 무서워하네요, 보기보다 여린 구석이 많은 친구 같습니다. 동생들이랑 더 사이가 가까워져서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요즘들어 웃는 모습이 많아져서 보는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엊그제 다녀온 Activity의 감동이 식기도 전에 벌써 내일이면 두 번째 Activity day가 찾아옵니다.
원래 잡혀있던 계획대로 아일랜드 호핑 투어를 갔으면 좋았겠지만, 현지 기상사정으로 일정이 변경이 되어 아이들이 너무 아쉬워했습니다. 볼링을 치러 가는 것으로 바뀌는 바람에 아이들이 한껏 기대하고 있던 바다수영은 다음으로 미루어졌기 때문에 하늘이 원망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내일의 볼링에 대한 새로운 기대를 품고 잠자리에 듭니다. 비가 내리지만 않았으면 좋겠네요. 모든 것이 생소할 수도 있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도 있을 지금의 상황들을 잘 견뎌내고 즐거움을 느껴가는 과정 안에, 그 안에서 지켜본다는 이 순간이 너무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내일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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