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23] 필리핀 영어캠프 4주 이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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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7-23 22:50 조회50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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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날씨가 많이 좋았습니다. 화창한 하늘에 구름도 선명히 보이고 짹짹 지저귀는 참새소리도 들려왔습니다. 집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 이곳에 와서 그런지 아이들은 규칙적으로 이른 시간에 일어나 하루를 준비 하는데 능동적이고 제법 캠프생활에 달인이 되어가는 듯합니다. 규진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개운하게 샤워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샤방샤방하니 보기 좋았습니다. 빌라단지 내에서 누군가 엄청나게 큰 달팽이를 봤나봅니다. 밥숟가락만한 달팽이의 존재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아이들은 신기해합니다. 한국에서도 달팽이를 보기 힘든 요즘시대에 아이들에게 왕 달팽이는 자연의 신비함을 가르칩니다.
아침에 간단히 식빵과 잼, 김치볶음밥이 나왔는데요, 식당에서의 식사시간은 아이들에게 셀프서비스의 재미를 안겨줍니다. 제 아무리 요리 솜씨가 좋다하더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어머니께서 손수 지어주시는 밥보다 맛있을리 만무합니다만. 음식이 입맛에 무리를 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셰프의 음식솜씨가 좋아서 아이들이 반찬 투정하는 모습은 보기 힘듭니다. 그리고 염려했던 캠프 초반의 물갈이 증세도 보이는 아이 하나 없이 점점 현지화 되어갑니다. 식사 후에는 역시 자신의 시간표대로 이동하여 선생님과의 아침인사를 나눕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과의 대화에 다소 소극적이던 아이도 이제는 그림그리기도 잘 참여하고 저희들이 내밀어대는 카메라 렌즈 앞에서 센스있는 포즈를 취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액티비티 사진에는 멋진 자연경관과 이 곳 세부 안에서의 귀여운 아이들 모습을 보시며 부모님도 재미를 느끼실 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느덧 세 번의 일과를 마치게 되었네요, 서로서로 친해지면서 이 곳 Crown Regency Hotel 근방에는 시끌벅적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져갑니다.
3교시를 마치고 민재가 다른 빌라에 있는 동생의 손을 잡고 4교시 수업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강한 겉 모습과 다르게 마음으로는 집, 부모님을 많이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하하호호 웃고 떠들다가도 “얘들아, 집에 가고싶어?” 하면 “네...” 하며 그리움에 우울해하다가 금새 또 수다쟁이로 돌변합니다.
재호와 둘이 있는 시간에 군대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너희가 앞으로 가야 할 군대라는 곳을 축소 해놓은 것이 이 캠프라고 생각하고 배운다는 기분으로 임해봐”
“왜요? 군대는 이등병, 일병, 상병, 병장 이렇게 있다면서요 많이 힘들어요?”
“음..이등병 때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적응하며 일을 배우느라 힘이 들지, 낯선 곳에 홀로 떨어진 기분이니까, 그리고 일병이 되면 일이 익숙해지면서 일에 전념하게 돼, 그리고 상병쯤 되면 군대라는 곳에 재미를 붙이고 점점 정이 들기 시작하지. 병장이 되면 집에 가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 너희가 하고 있는 이 캠프도 똑같아. 지금 너희는 이등병이야, 다음 주에 일병이 되서 공부에 집중하게 될 거고, 다다음주에는 상병 달면서 재미있어질거야. 캠프 끝날 때 집에 가기 싫어하더라고 다들..그러니까 조금만 참고 한 주씩 견뎌내봐 재밌어 질거야”
“네, 솔직히 지금 집에가고 싶은데 샘이 말해준거 생각하면서 한 번 해볼게요”
아이들이 겉보기엔 즐거워보여도 마음 한 구석에는 집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 절실합니다.
이 과정을 겪어내고 방학기간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들 역시 마음 충분히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점심에 제육볶음과 양상추가 나와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습니다. 오랜만에 싸먹는 쌈이라 그런지 맛이 아주 색달랐습니다. 빌라로 돌아와 잠시 담소를 나누었는데 준형이와 영재가 테이블을 두고 뛰어다니며 술래잡기 놀이를 해서 주의를 주었습니다. 오후 수업 중에는 쉬는시간에 민재가 네이티브 수업시간에 어제 받은 것처럼 5/5/5/5/5 점수를 받으려했지만, 중간에 화장실에서 큰일을 해내느라 5/5/5/5/4.5를 받았다며 아쉬워했습니다. 민재는 우리 빌라 가족 중에서 변을 가장 잘 봅니다. 4일째 되는 날임에도 변을 한번 밖에 보지 못한 식구들이 저를 포함하여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제가 집에서 가져온 빨아먹는 유산균제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우리 모두 변비탈출을 위해 파이팅해봅니다. 아마도 땀이 많이 나고 학업에 의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생산 활동에 차질을 겪고 있습니다. 잦은 물 섭취로 이 문제를 해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재는 좋겠습니다...
규진이는 어제 아버지께 핸드폰 이야기를 했다고 하니 글을 지워달라고 걱정을 합니다. 집에가면 혼날 거라면서, 아버지께서 모른 채 넘어가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규진이가 저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입니다. 흑흑. 내일 쇼핑몰에 가서 맛있는 군것질 거리들을 왕창 사온다고 합니다.
영훈이는 오늘 대영이와 네이티브 수업으로 하루를 시작했는데요, 잘 못알아듣는 부분을 서로 가르쳐주면서 위기를 극복하다보니 많이 가까워진듯 합니다. 영훈이는 댄싱머신입니다. 매트릭스댄스라며 말도 안되는 춤으로 호텔 내의 강의실 분위기를 UP시켜 줍니다.
재호는 학생회장답게 친구나 동생의 잘못을 짚어주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진정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모든 상황을 대처할 줄 알며 분위기를 잘 캐치해냅니다. 내일 있을 SM Mall 액티비티 시간에 무엇을 살지 많은 기대를 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민재는 오늘도 1등으로 샤워를 했습니다. 내일 처음 가는 외출에 상당히 큰 기대를 하며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먹을 것 보다는 기념품을 빨리 사고 싶다고 하네요.
영재는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기념품은 나중에 사고 군것질할 것과 두루두루 돌아보며 많이 구경하고 싶다고 합니다. 집에서도 잘 씻는 다고 하면서 양치를 하며 무엇을 살지 고민해 봅니다. 이제는 혼자서 한약도 잘 챙겨먹어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수시로 체크하겠습니다.
대영이는 맏형이기 때문에 내일 아이들을 리드해주며 쇼핑몰에서 큰 역할을 맡아주기로 했습니다. 밖에서 이것저것 부딪혀보면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겠다며 저의 가슴에 감동을 안겨주네요.
준형이는 어머니께 특명을 받았네요, 페소관리는 각 인솔교사분들이 철저하게 합리적으로 분배할 예정이니 어머니께 혼나는 일 없도록 잘 하겠습니다. 맛있는거 많이 사먹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기대를 합니다.
첫 외출이자 다함께 움직이는 활동인만큼 많은 주의를 요하며,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간이 되겠지만 아이들에게 아주 유익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서로가 협조하며 질서있게 행동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간단한 교육을 마치고 조금 전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마도 지금쯤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멋있고 재밌고 즐겁고 감동적인 모습들 사진 속에 많이 담아서 부모님들께 보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시고, 저희는 내일 저녁에 재밌는 이야깃거리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
이렇게 하루가 마무리 되어가네요.
내일 처음 떠나는 액티비티에 오늘 밤이 길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수업활동에도 웬만큼 적응을 했고, 이제는 스트레스도 풀고 필리핀 현지 사람들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에 적절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영어실력을 테스트 할 수도 있겠고, 평소 먹고 싶었던 군것질 거리나 구경거리들을 마음껏 즐기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액티비티를 위해 간단한 교육을 마치고 지친 마음을 달랜 후에, 내일 다이어리를 통해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박규진님의 댓글
회원명: 박규진(gj0521) 작성일
오늘은 어떤사진과 소식이 올라와 있을까 늘 설레림으로 홈페이지를 열어봅니다.
내일 아니 한국시간으로는 오늘이 되겠네요..우리아이들의 첫외출 너무 신나겠어요..
규진이 한테 아빠가 필리핀가면 건망고 많이 사오라고 하셨는데..많이 사올려나??
워낙 규진이가 식성이 좋아서 다먹고 오지않을련지^.^빌라친구들이랑 같은방 친구랑 빨리 친해졌으면 좋겠어요..핸드폰얘기는 비밀!! 오늘 하루도 잘 부탁드리고 늘 감사드려요~~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규진이 표정은 조금 퉁퉁거려도 가끔씩 베시시 웃는거 보면 기분이 짠해진다고나 할까요.
액티비티 다녀와서 건강고 이야기 좀 나누어보도록 하죠.
화려한 외출 신나게 즐기고 있습니다. 어머니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