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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21] 필리핀 영어캠프 4주 이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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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7-22 01:21 조회5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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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의 두 번째 날입니다. 아이들이 집에서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잘 해서 그런 것인지, 멀리 이국땅에서의 낯선 생활에 적응 하느라 긴장을 한 탓인지 기상시간에 늦잠을 자느라 힘들어하는 친구가 정말 한 명도 없었습니다. 오늘은 7시에 기상을 했는데요, 아침부터 개운하게 샤워도 하고, 군대에서 아침점호를 받듯 침대위에 앉아서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허기진 뱃속에서는 밥을 달라고 소리칩니다. 잠에서 깨어나기 힘들어하던 저 조차도 부끄러워질 정도로 아이들이 부지런하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의 첫 끼니로는 간단하게 식빵과 잼, 소세지 볶음, 계란프라이 망고쥬스가 나왔습니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알아챕니다. 배식대 앞에서 질서정연하게 먹을 만큼만 식사량을 조절 하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덕분에 잔반이 적게 나와서 필리핀 주방장 아저씨도 흐뭇해합니다. 빌라로 돌아와 양치와 세면을 마치고 등교준비를 하듯 책가방에 필기도구와 알림장을 챙겨 넣고 현관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인솔교사의 출발 신호를 기다립니다.
지난 밤, 아이들마다 진행 될 하루 수업 진행표를 만들었는데 아침식사 후에 한 장씩 알림장에 꽂아넣고 나누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보자마자 딱 시간표임을 알아채고는 서로 어느 선생님과 어떤 수업을 받을지를 정확히 인지했습니다.
6시간동안 필리핀 선생님과의 1:1수업, 2시간 동안 네이티브 선생님과의 1:4수업으로 하루 총 정규수업이 8시간으로 진행 되어, 아이들은 한 시간에 한 분씩 각기 다른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쌓아갑니다. 처음 1교시 때에는 쑥스러움과 긴장, 잠에서 덜 깬 느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다소 소극적인 분위기 속에 수업이 진행되었는데요, 2교시, 3교시 지나가면서 자신감이 붙고 여유를 되찾으며 선생님과 농담까지 나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영어 수업에 참여하며 아이들이 습득하는 내용은 비단 영어라는 어학능력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오후에는 간단한 수학교육 오리엔테이션 차원에서 선생님과 아이들과의 시간을 갖고, 바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오늘의 저녁메뉴는 설렁탕! 10점 만점에 10점을 외치며 먹었답니다. 잘 먹고 잘 자는 기본적인 부분에 아이들이 별다른 불편함을 보이지 않아 다행입니다.
식사 후에 숙소로 돌아와 휴식시간을 갖고, 단어 시험 및 영어일기쓰기를 진행했습니다.
힘들어도 척척 해주는 아이들이 사랑스럽습니다. 저도 정이 들면서 우리 17번 빌라 가족의 가장으로써의 책임감을 더 굳건히 다져갑니다.
야식으로 감자튀김과 어묵볼이 나와서 아이들은 샤워를 마친 후의 조촐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 내일 일정에 대한 다짐을 합니다.

오늘 하루 우리 가족들에게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대영이는 아침 일찍 저의 방에 찾아와서 아이들과 밥 먹을 준비 다 했다며 거실로 아이들을 이끌고 내려가겠다고 하더니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까지 이동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조금씩 시간이 지날수록 동생들 앞에서 형으로써의 늠름한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수업시간에 영어로 대화할 때에는 간혹 쑥쓰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중학생으로써 캠프에 임하는 태도가 만족스럽게 느껴집니다.

규진이는 다른 친구들보다 마음을 여는 속도가 더딘 듯 했는데요, 동생 재호가 속이 불편해서 셰프에게 부탁해 야채죽을 준비해 놓은 것을 자신이 식사를 마친 후에 숙소로 직접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가족이 되어가는 기분입니다. 가끔씩 장난을 치면 웃으면서 받아주는 모습에 순수함이 느껴집니다. 며칠 더 있으면 동생들이랑 더 사이가 가까워 질 것입니다. 중학생이라 혼자서도 잘 해주는 부분이 많아서 상당히 고맙게 느껴집니다.

영훈이는 오늘도 역시 생기발랄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더운 날씨에 지칠법도 하지만 불평불만을 늘어 놓을수록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친구들을 독려할 줄 압니다. 농담도 많이 하지만 속이 깊은 아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하루였습니다. 인솔교사들에게는 인사를 매우 잘하지만 아직은 외국인 선생님들에게 거리감을 느끼는듯합니다. 하지만 영훈이 특유의 편안함을 무기삼아 필리핀 선생님들을 매력에 빠뜨리게 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재호는 오늘 점심을 먹고 소화불량 증세를 보여 수업을 중단시켜 빌라로 돌아와 양손을 따고 눕힌 후에 휴식을 취하도록 하였습니다. 갑작스런 환경 변화와 첫 수업에 대한 긴장감 때문인지 옆에 있는 재호가 선생님들께 죄송하다며 자신이 아파서 수고스럽게 만든 것 같다며 이야기할 때에는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하고 죽을 먹였는데요, 힘든 내색하지 않고 잘 먹어주어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밀양의 얼음골과 어머님이 해주시는 밀면이야기 들으면서 저도 잠시 가족생각을 했습니다. 감기증상으로 인한 소화 불량이기 때문에 감기약과 충분한 물을 마시면서 이불을 덮고 땀을 빼고 있습니다. 상태가 호전되고 있어 대화도 많이하고, 조금 전에 약을 먹고 잠이 들었습니다. 내일 가벼운 몸으로 일어나 아침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민재는 샤워하는 것을 즐기는 듯합니다. 옷을 훌렁훌렁 잘도 벗으면서 씻을 때만큼은 정말 열심히 씻는 것 같습니다. 대영이와도 친해져서 단어시험을 치를 때 형한테 농담도 던져보고, 컨닝하지 말라면서 점수 욕심을 냈답니다. 열심히 암기에 임했구나 싶어서 채점을 꼼꼼히 했습니다. 네, 단어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민재는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소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훈이는 호기심이 많아 말이 많은 반면에 민재는 자체가 밝은 성격에 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볼수록 매력있는 볼매! 앞으로 더 분위기 팍팍 띄워주길 기대합니다.

영재도 샤워할 때가 행복한 아이입니다. 잠들기 전에 큰 방에서 6학년 동기 친구들과 수다의 장을 펼치는데요, 영재가 한약을 챙겨먹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 사이에서 노인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샤워도 잘하고 웃으면서 잘 지내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영재와 저의 공통분모는 줄넘기를 가져온 것인데요, 변화된 생활에 적응하고 재미가 붙을 때 즈음이면 함께 줄넘기하며 운동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틀 밖에 안된 시간이지만, 이곳 생활에 너무도 잘 적응해서 캠프가 끝날 때 즈음이면 많이 아쉬워할 것만 같네요. 좋은 친구들과 잘 만나 생활하는 모습에 함께 이야기 나눌 때면 제 자신도 많이 행복해 집니다.

준형이는 어제 레벨테스트 할 때보다 말하는 목소리 크기가 더 커졌습니다.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또박또박 설명하는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더 감동을 주는 것은 5학년 막둥이임에도 불구하고 의젓하고 겸손한 성격이라는 것입니다. 조만간 저와 함께 쓰는 방에서 벗어나 6학년 형들 네 명이서 사용하는 큰방으로 이사 가고 싶다고 때를 쓸 것 같습니다.
아직 많이 남은 캠프기간이지만 이대로만 형들과 잘 지내주면 좋겠습니다. 막내라 다른 아이들 보다 한 번 더 보게 되는 부분도 있지만, 생각보다 성숙하고 멋진 성격을 가진 아이입니다. 스스로 교정기도 잘 착용하고 잡니다. 전혀 막내 같지 않은 우리 막내 준형이 캠프의 달인이라고 칭하고 싶네요.


이렇게 필리핀에서의 이틀째 밤을 맞이하며 아이들은 다시 잠자리에 누워 내일을 준비합니다. 어린 나이에 집을 벗어나 전국에서 모여 서로 다른 억양의 말투를 쓰고, 다른 나라에 와서 다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며, 스스로 자립하며 생활하는 지금의 시간이 아이들에게 너무도 값진 추억과 인생의 교훈이 되길 바랍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나가는 지금의 이 시간에 우리 모두는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들을 해나갑니다. 더 멋지고 더 듬직하게 성장해서 돌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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