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17] 필리핀 영어캠프 6주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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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7-17 11:42 조회65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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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반 설레임 반으로 시작한 필리핀 6주 여름캠프는 아이들만큼이나 저 역시 들뜬 마음으로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하였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것이 필리핀에 오니 언제 그랬냐는 듯 무더운 날씨에 우리 모두 헉헉댔습니다. 밤늦게 출발하였기 때문에 많이 피곤한 아이들은 기내식도 마다하고 꿈나라에 가 있었고 한편 또 다른 아이들은 주변 친구들을 사귀고 설레임이 배가 되어 지칠 줄 몰라 하기도 했습니다.
아무 탈 없이 우리 아이들 모두 안전하게 숙소까지 왔고 간단한 세면 후 바로 취침하였습니다. 다음날인 오늘은 현지 오리엔테이션과 레벨테스트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새벽 늦게 잠든 아이들은 9시였던 기상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찾아와 제 방문을 두드리며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혹시나 늦잠을 자는 아이들이 있을까 하고, 이전에 걱정했던 것이 떠올라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른 기상 후, 우리 아이들 모두 아침식사 맛있게 하였습니다. 한국 쌀과 많이 다른 필리핀 쌀이 푸석푸석하다며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각자가 퍼온 식사는 말끔히 먹었습니다. 아침식사 이후 현지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지 필리핀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앞에 나와 간단한 인사를 해주셨고, 원어민인 미국인 선생님과 영국인 선생님께서도 아이들에게 환영인사와 함께 앞으로의 영어 수업에 대한 간단한 길라잡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점심식사를 하기 전까지 가진 휴식시간동안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제 처음만난 것이 믿기 어려울 만큼 우리 아이들끼리의 사이는 우리 캠프 최고라고 자신 할 만큼 무척 좋습니다. 제일 어린 4학년 시영이와 제일 언니인 6학년 지원이, 그리고 5학년인 지우, 세현이, 그리고 채원이는 벌써 서로에게 별명을 붙여주며 가까운 곳으로 이동할 때조차도 서로를 챙기며 꼭꼭 붙어 다닌답니다. 휴식시간동안 서로에 대해서 더 알기 위해서 ‘아이 엠 그라운드 자기소개하기’ 라는 게임을 하였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일 것 같아 제안했는데, 아이들은 이미 서로 많이 친해져 있어 거의 틀리는 사람 없이 오랫동안 게임이 진행 되어 지루 할 정도였습니다.
휴식시간이 지나고 점심식사도 맛있게 한 후, 드디어 아이들은 레벨테스트를 준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긴장감을 줄이고자 아침부터, Writing과 Reading이 진행되고 원어민과 현지 선생님과 1:3으로 진행되는 Speaking 시험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려주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준비물 뭐 챙겨야 되요?”라고 묻는 우리 아이들에게 저는 “간단한 필기도구...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 얘들아 우리 자신 있게 멋있게 레벨테스트 보는 거야!”하고 대답하였고 아이들은 “히히~ 호호~ 네~”하며 대답하였습니다.
물론 우리 아이들이 잘 해서였겠지만 다른 친구들보다 더 빨리 친해지며 이곳에서 잘 적응한 몫도 더해져 우리 아이들의 레벨테스트는 대체적으로 아주 잘 보았습니다. 원어민 선생님께서도 “good job"을 연속 외치셨고 저와 함께 온 한국인 인솔 교사 선생님들께서도 “선생님네 아이들, 참 잘하네요~”라며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잘 한 것도 기특하였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미소를 잃지 않고 현지 선생님들의 영어 질문에 귀 기울이며 웃음과 함께 자신 있게 대답하는 모습은 정말 저로서도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레벨 테스트가 다 끝나고 중간 중간 빨리 끝난 친구들은 현지 선생님들과 작은 대화를 하거나 게임을 하며, 내일부터 시작되는 현지 선생님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후, 아이들은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아침식사에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던 아이들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저녁식사까지 다 하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양손에 두 엄지를 번쩍 들고는 “너무 맛있어요~ 돼지 될 것 같아요!”하고 웃어 보여 내심 걱정하던 제 마음도 함께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빌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레벨테스트 결과를 기다리며 간식도 먹고, 그리고 어느 아이 빠짐없이 깨끗이 샤워도 하고 저와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옆에서 도와주고 가장 잘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주며 사소한 질문이나 사소한 고민거리, 혹은 소소한 일상조차도 제게 먼저 다가와 말해줄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친구처럼 언니처럼 때론 엄마처럼 다가가고자 노력합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아이들이 벌써 느낀 걸까요? 제 방문이 닳도록 “선생님-”하고 수십 차례 들락거립니다. 제 침대 위에 다섯 명이 잠옷차림을 하고 앉아 학교에서의 별명, 혈액형, 레벨테스트, 등등 끝도 없이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얘들아, 첫째도 조심! 둘째도 조심! 셋째도 조심! 이야, 알겠지?” 라고 오늘 낮에 아이들을 앉혀 놓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 그래도 넷째에는 공부를 넣어야 하지 않을까요?”하고 다 같이 까르르르 웃고, “좋아! 첫째도 조심, 둘째도 조심, 셋째도 조심, 그리고 넷째는 공부다!” 이렇게 말하자 또 우리 아이들은 서로서로 “노는 것도 빠지면 안 되지, 다섯째는 놀기!”, “그럼 여섯째는 수학”, “그럼 일곱째는....”하고 또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강지원
지원이는 우리 아이들 중 유일한 캠프 유경험자이자, 6학년으로 가장 언니답게 아이들을 잘 챙기고 돌봐줍니다. 선생님들과의 미팅이나 프로그램 조율로 제가 자리를 비워도, 오히려 아이들끼리의 사이가 더욱 돈독해져 가는 것은 분명 지원이가 맏언니로서 아이들 중간에서 의젓하게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유순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누구와도 금방 친구가 되며 우리 빌라의 믿음직스러운 반장입니다.
김세현
세현이는 오늘 스피킹 테스트에서 상당히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Very responsive student"라는 칭찬과 더불어 “good speaker and good listener"라는 칭찬을 원어민 선생님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세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고 당당하게 이야기를 친구들뿐 아니라 선생님들께도 이야기 할 줄 알며 똑소리가 납니다. (잠들기 직전에, 친구들이 세현이 잠옷 겨드랑이 부분이 뜯어진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세현이와 다같이 한바탕 웃고, 바늘이 위험할 것 같아 몹쓸 제 솜씨로 바느질 해놨습니다.)
신시영
시영이는 우리 아이들 중 가장 막내로, 여기서의 별명도 ‘막둥이’로 언니들이 지어주었습니다. 시영이도 스피킹 테스트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원어민 선생님으로부터는 “11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정도라는 게 대단하다”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김연아를 자신의 아이돌이라고 말하던 시영이는 이곳에서 언니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애교와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빌라 마스코트입니다. (홍삼, 비염약, 가글, 혓바늘약 전부 다 먹이고 챙겼습니다.)
구지우
셰프가 꿈이라고 자신감 있게 말하던 지우는 원어민 선생님으로부터 Kiara라는 예쁜 영어이름만큼이나 영어도 잘한다며 칭찬해 주셨습니다. 처음엔 낯을 가리거나 소극적인 성격인 것 같아 좀 더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이미 적응을 끝낸 지우는 이제 누구보다도 밝은 성격으로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든 아이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창의적으로 번뜩이는 머리로 다른 아이들의 별명을 지어주었습니다. 아이들 모두 만족해하며 지우 덕에 친구들도 많이 웃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전채원
레벨테스트를 보며 누구보다 끈기 있고 집중력있게 문제를 푼 채원이는, 우리 아이들 중 가장 먼저 스피킹 시험을 쳐서 가장 많이 긴장을 했을텐데도 원어민 선생님께서는 “You look like a happy girl! I like your smile" 이라며 채원이를 칭찬해주셔습니다. 친구들과도 이해심 많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무엇보다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채원이를 보면 바쁜 하루 스케줄 속에서 지친 친구들과 선생님까지도 기분 좋게 만들어 줍니다.
서로를 챙겨주며 든든하게 사이좋은 이 마음들이 앞으로 6주 동안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신경 쓰겠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걱정 너무 많이 안하셔도 되세요! 우리 아이들 밥도 잘 먹고 영어도 잘하고 씩씩하게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건강히 즐겁게 공부하고 돌아가겠습니다.
댓글목록
신시영님의 댓글
회원명: 신시영(twoshin) 작성일어제하루 수도없이 컴을 들락거리며 쌤이 글을 기다렸었답니다. 오늘아침 눈뜨자마자 단비같은 소식을 보고 이제는 좀 안심이 됩니다. 첫날 정신없으셨을텐데. . 고생많이 하신 쌤께 감사인사 꾸뻑~(쌤 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네요 죄송요^^)
신시영님의 댓글
회원명: 신시영(twoshin) 작성일어제하루 수도 없이 컴을 들락거리며 쌤의 글이 올라오길 기다렸습니다. 오늘아침 눈뜨자마자 단비같은 소식을 보고 이제 좀 안심이 되네요. 첫날, 무척 정신없으셨을텐데 아이들 챙기느라 고생하신 쌤께 감사 꾸뻑~(쌤 이름을 잘못알고 있었네요 죄송요~~^^)
강지원님의 댓글
회원명: 강지원(jhkang11) 작성일선생님,기다리던 캠프소식이 반갑기만 합니다.작년겨울엔 지원이가 5학년 사총사중 한명으로 언니들이 있었는데 이젠 의젓한 언니 노릇을 한다니 대견한 생각이 듭니다. 영어캠프인 만큼 아이들 모두 영어에 집중하는것이 최선이겠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조심하며 안전하게 서로 배려하는 건강하고 즐거운 캠프 생활이 되길 바랍니다.이름만큼이나 정답게 느껴지는 선생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시영이어머님 확인했습니다. 감사드리구요 시영이 수업잘듣고 잘 지내고있습니다 걱정마세요^^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지원이 어머님 글 확인했습니다. 시영이 수업도 열심히 잘듣고 건강한모습으로 잘적응하고있답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지원이 어머님 글 확인했습니다. 시영이 수업도 열심히 잘듣고 건강한모습으로 잘적응하고있답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지원이 어머님 글 확인했습니다. 지원이 수업도 열심히 잘듣고 건강한모습으로 잘적응하고있답니다^^
구지우님의 댓글
회원명: 구지우(koojiwoo) 작성일샘 글에 아이들의 웃음이 묻어있어 안심이되면서 지우는 뒤에 숨겨있느게 아닐지 걱정도 같이되네요.. 첫날은 비행기 안이어서 렌즈착용은 하지말라고 했습니다.어제는 잘 하고 잤는지 궁금하고.. 온통 걱정 뿐입니다. 아이들 조잘거림이 귀챦아지시지않길 바라며 거듭 잘 부탁드립니다^^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지우 어머님 글 확인했습니다. 지난 이틀 밤동안 지우 렌즈 착용하고 잤는데, 오늘 저녁에는 지우 렌즈 착용하지 않고 재웠습니다. 아이들이 호기심이 많아서 저까지 창의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절대 귀찮지 않으니 염려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