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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12] 개별과외 6주 박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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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0-08-12 09:24 조회5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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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솔교사 박사현입니다.

요즘은 아침 7시에 아이들을 깨우러 방에 들어가면 다들 일어나서 씻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가 가서 깨우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잘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방 아이들만 빼고 말이죠….^^;; 우리 방 아이들은 흔들고, 업어치기 몇 번 해야 눈을 조금씩 뜨기 시작합니다. 한국에 돌아 가기 전엔 제가 깨우지 않아도 일어날 수 있는 날이 오겠죠??ㅠ 여자아이들은 제가 일어날 시간엔 벌써 머리까지 감고, 복도에 나와 다른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남자아이들 깨우러 나가면서 복도에 서서 머리 말리고 있는 걸 볼 때면 깜짝 깜짝 놀랄 때도 있답니다.

오늘 점심엔 깍두기, 오이소박이, 미역국 등이 나왔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미역국이 집에서 엄마가 해준 것 보다 더 맛있다며 탄성을 질렀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웃겨서, 엄마한테 일러야겠다고 했는데 사실을 말한 것 뿐이라며….^^;; 깍두기와 오이소박이도 너무 맛있다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네요. 이제 이곳 음식에 다들 입맛이 적응된 것 같습니다. 맨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고 불평을 했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군요. 이젠 정말 뼛속까지 이곳에 적응을 하게 된 것일까요?? 한국에 돌아가면 역으로 필리핀에 향수병이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의 행동을 봐도 이곳에 많이 적응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엔 쉬는 시간이 되면 무거운 가방을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녔었는데, 지금은 종이 치면 일단 다음 강의실에 가방을 두고 나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 예전엔 어색하게 포즈를 취하거나 피해다니곤 했는데, 요즘엔 아예 카메라를 신경 쓰지 않거나,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더 웃기게 찍을 수 있나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예전처럼 카메라를 들고 따라다니지 않아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같네요. 또 쉬는 시간 종이 치자마자 저희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던 아이들이 요즘엔 종이 치고 한참이 지나야 한 두 명씩 걸어오거나, 어떤 아이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답니다. ㅠ

모두들 너무 잘 적응을 해주어서 아이들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지금 보면 저보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답니다. ^^ 가끔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뛰어다니고, 말썽을 부릴 때도 있지만 그만큼 이곳이 편안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같이 뛰고 소리지르며 아이들과 놀지 못하고, 아이들을 조용하게 시키는 것이 미안할 뿐입니다.

지훈이가 요즘 여기서 먹는 밥이 너무 맛있다고 하네요.^^ 아침에 나오는 토스트도 그렇고, 점심과 저녁에 나오는 한식도 다 맛있다고 합니다. 어쩔 때보면 밥을 저보다 더 많이 먹는 것 같기도 하답니다. 쉬는 시간에는 내내 형들이랑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하느냐고 정신이 없네요. 보면 맨날 똑같은 게임을 하는 것 같던데….^^;;

성훈이가 오늘 자율 학습시간에 저에게 다이어리를 보여주면서 자랑을 하더군요. 왜 그런지 보니까 초반에 썼던 다이어리들은 문법이 많이 틀려서 빨간 글씨가 많았는데, 요즘에 쓰는 다이어리는 빨간 글씨가 많이 줄었습니다. 배움의 힘은 대단하다며 혼자 자축을 하는 군요. ^^ 집에 갈 때쯤엔 다이어리에 빨간 글씨가 하나도 없을 수 있겠지요??

상호가 어제 쇼핑몰에서 사온 열쇠고리들을 여자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역시 매너남이군요. 여자아이들의 환심을 사는 방법을 알고 있군요.^^ 여자아이들은 ‘또치’가 선물을 줬다며 저에게 와서 자랑을 하였습니다. 슬리퍼 모양과 기타모양의 열쇠고리인데 상호가 한국에 가져갈 것들은 남겨두었나 모르겠네요.   

성엽이에게 어제 부모님이랑 무엇을 하였냐고 물어보니까 재미있었던 일들을 쫙~늘어놓네요. 그래도 친구들이랑 함께 하지 못해서 조금은 아쉬웠다고 합니다. 오늘 성엽이가 저를 놀리고 도망가서 잡아서 바로 마사지로 응징을 해주었습니다. 좋아서 웃는 건지, 아파서 웃는 건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바닥에 누워서 비명을 지르며 좋아(?)하였습니다.^^

민수도 어제 성훈이랑 똑같은 장난감 총을 사왔는데, 쏴보지도 못하고 망가졌다고 하네요. 총이 가격이 싸서 망정이지 가격 좀 나가는 총이었으면… 오늘 얼굴을 보니 다크서클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서 민수를 껴안고 울뻔했답니다. 줄어든 다크서클이 감동적이기까지 하군요. ㅠ 얼굴도 한층 밝아진 것 같습니다.

현솔이 아침에 깨우러 갔는데 이불을 머리끝까지 자고 있더군요. 현솔이가 없어진 줄 알았습니다. ㅠ 체구가 작아서 이불을 덮어 놓으니까 있는 듯 없는 듯…^^; 저녁엔 라면이 먹고 싶은지 매점 앞에서 기웃기웃 거리는 군요. 저희가 라면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사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따 밤에 현솔이랑 같이 라면이나 먹어야겠네요.^^

지호가 오늘 갑자기 평소에 저에게 안 하던 애정표현을 마구 하네요. 뭔가 낌새가 이상해서 용건을 말하라고 하였더니, 용돈이 거의 다 떨어졌다고 하네요. 집에다가 부탁해서 돈을 보내달라고 하는 건 안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진작에 선물을 사놓고 군것질 할 것들 조금만 사지…. 한국에 돈 부탁하는 건 안 된다고 하였더니, 여자선생님들에게 가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하는군요.^^;;

재원이가 어제 잠 자기 전 마사지를 해주었는데, 아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에게 배웠다며 팔꿈치로 어깨를 마구 눌러대는데…ㅠ 보답으로 아주 시원한(?) 마사지를 해주었답니다. 요즘 단어시험을 꾸준히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원이 재원이 둘 다 백 점을 받았군요. 단어 외우는 시간에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며 태도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오늘도 우리 14명의 아이들이 잘 어우러져 색깔있는 하루를 만들었습니다. 또 다들 아픈 곳 없이 활기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군요. 지금 아이들은 자율학습을 마치고, 하나 둘 방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남자아이들은 농구를 하겠다고 벌써 다 사라졌고, 여자아이들은 몇 명 남아서 숙제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얼른 일을 마치고, 오랜만에 아이들이랑 농구 한 게임 해야겠네요.^^ 내일 더욱 즐거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댓글목록

조민수님의 댓글

회원명: 조민수(cms1007) 작성일

오늘 하루 다이어리도 자~~~~알 보았습니다.
박사현 쌤께서 써주시는 다이어리에 주옥같은 표현들...... 오늘은  '색깔있는 하루' ..... 아주 맘에 와닿습니다. ㅎㅎㅎ
아이들이 즐겁게 하루를 보낸것 같아 감사하네요
쌤 ~ 수고하셨습네다

재원.지원 아빠님의 댓글

회원명: 최지원(cjw0625) 작성일

미역국 집보다 맜있다는 아이....아이들 이겠죠...
누군지 알겠어요!!!.....재원...지원..

저두 그러거든요~~^^

박성훈맘님의 댓글

회원명: 박성훈(hooni324) 작성일

어머! 미역국 집보다 맛있다는 아이 우리 성훈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나요?ㅋㅋ
또 있었네요. 반갑습니다!!  ^0^
누군지 정말 궁금해요. 쌤! 알려주세여~~~

상호맘님의 댓글

회원명: 오상호(osh99) 작성일

재원,지원 아버님.... 어머님 삐지심 어떻하실라고
그런 말씀을..... 뒷감당 하실 맘의 준비는 하고 계시겠죠?ㅋㅋ
상호가 벌써 여학생들의 환심을 사려하다니....
에휴...나중에 엄마 핸드백 몰래 가져다 여자친구 주는건 아닐지...
그래도,이제 한 가족처럼 느끼는 팀원이라 주고 싶은 맘이 더 큰거겠죠?
근데,'또치'가 상호 별명인가요? 또치라면 둘리에 나오는 오리 캐릭터 아닌가요?
ㅋㅋ 뭐가 되었든 서로 재밌게 즐길 수 있음 굿~~!!
쉬는 시간에 쌤들에게 오는 횟수가 줄어들면 쌤들 몸은 편해도 '마음이
왠지 씁쓸~~하실것 같네요...그래도 ,아이들이 젤 의지하고 좋아하는건
우리 쌤들일겁니다.. 농구하러 나갔단 얘기가 넘 반갑네요...
자주자주 운동하게 해 주셔요..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미역국 이야기 괜히 꺼낸건 아닌지...^^;;
제가 어머님들의 자존심을 건드렸군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