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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다이어리 뉴질랜드

[110121] 공립스쿨링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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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솔교사 작성일11-01-21 22:53 조회1,0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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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날씨가 쌀쌀했습니다. 당분간 비소식이 있다고 하네요.
매일 조금씩 비가 한차례씩 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한국처럼 막 추운 것은 아니지만, 여름을 기대하고 왔다가 뭔가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랄까요..ㅎㅎ;
반팔티를 교복으로 입으라고 나눠줬는데 지금 거의 무용지물....
다음주에는 날씨가 좋아지겠죠?^^

아이들은 서로 아주 친해졌습니다. Sharon 선생님이 이 아이들은 같은 학교나 무슨 뭔가 같은 그룹에서 온 것이냐고 물어볼 정도였죠.
만난지 3일 된 아이들이라고 하니 깜짝 놀랍니다. 뉴질랜드 사람이라면 그럴 수 없다면서. 역시 이 아이들은 자랑스런 한국인입니다.ㅎㅎ

오늘은 처음으로 하루종일 공부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후가 되면서부터는 몸을 꼬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리고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어제는 점심 싸온 것이 너무 많다며 다 남기고 그러더니 오늘은 2시간에 한번씩 배가 고프다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심지어 오전 티타임 때 점심으로 싼 샌드위치를 먹어버린 아이도 있었습니다.ㅎㅎ;
갑자기 왜 이렇게 식성이 좋아졌을까요? 음... 아이들이 삶의 의지가 강해진 것일까요?ㅎㅎ;

아.. 오늘은 동현이와 인규는 호스트패밀리와 함께 모터사이클 경주를 구경하러 갔습니다. 갔다가 일요일에 돌아온다고 하니 오늘 내일 사진에 안 보여도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아이들이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모릅니다.

이번 팀 중의 왕고참인 지영이와 예슬이는, 중학생인 자신보다 뭔가를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은 연지를 어제부터 견제하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연지가 또래 아이들과는 달리 뭔가 아는 게 좀 많기는 합니다. 그래서 어제 차를 타고 이동하는 내내 중학교에서 배운 것을 연지한테 물어보며 '너 이거 알아?'라고 하면 글쎄, 다 아는 것이죠. 그러는 가운데 오늘 하나를 찾았답니다.ㅎㅎV  뭔가를 얘기하다 '대륙이동설'이 나왔는데, 그걸 주장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을 한 것이죠. 드디어 연지가 모르는 것을 찾았다며 기뻐하는 이 중학생들.....ㅋㅋ
'우리 공부하는 여자예요'를 연발하며 공부를 잘하는 학생인 척(?) 하는 모습이 참~~ 귀여웠습니다.
예슬이는 오늘 뭔가 질문에 대답을 굉장히 많이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I'm a genius.' 라고 말해서 선생님을 참 즐겁게 해줬습니다. ㅎㅎ

속사포 연지는 역시 속도가 남다릅니다.ㅎㅎ 어제도 장문의 영작을 후다닥 하더니 오늘도 역시 남들 두세 문장을 쓸 동안에 한바닥을 다 쓰더군요. 그런 연지의 약점을 소담이와 아현이가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겁많음'이었죠.ㅎㅎ 놀이터에서 노는데 뭘 건너가지도 못하고 뛰어 내리지도 못하고 암튼 아무것도 못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명언을 남겼습니다: "상식적으로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음... 연지의 상식은 도대체 무엇일까요?ㅎㅎ
연지는 오늘 호스트 패밀리가 다른 사람들까지 초대해서(!) 환영파티를 해준다고 해서 또 다른 아이들의 부러움을 샀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부담스러워 하는 듯...ㅎㅎ; 참 아이들은 자기가 못하는 건 다 부러워 하고, 본인이 하는 것에 대해선 또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뭐, 애들이라 그렇겠죠.

소담이는 보면 볼수록 매력덩어리입니다.ㅎㅎ 애가 조용해서 관심 없이 지나치면 모르겠지만, 애가 할 것도 다 하고 할 말도 다 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장난기가 가득한 예슬이와는 달리 항상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지만 놀랄 만한 일에도 놀라지 않고, 어떤 일이 있어도 호들갑을 떨지 않지만, 그러다가 한번씩 빵 터지게 만듭니다. 남들은 빵 터지는데 소담이는 여전히 시크함을 잃지 않죠.ㅎㅎ 그래도 아직 많이 쑥스러워해서 발표하거나 할 때는 막 나서서 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퀴즈 풀고 작문하는 것을 보면 참 잘합니다.

영관이와 태욱이는 오늘도 농구를 했습니다. 현동이와 인규가 없어서 재미 없을까 했는데 오늘은 선생님도 같이 뛰셨습니다! 초등학생 아이들이(곧 중학교에 가긴 하지만) 농구를 잘하는 모습을 보니 참 낯설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더군요. 선생님께서 영관이가 슛을 잘 쏜다며 칭찬하셨습니다.
지영이와 예슬이가 태욱이의 개김성(?)에 대해 불평을 하다가 갑자기 영관이한테 '야, 넌 쟤 좋냐?'라고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쓸만해." 누나들과 태욱이 모두에게 기분도 안 나쁘면서 웃을 수 있었던 멋진 대답이었습니다.ㅎㅎ 그렇게 얘기해버리고 영관이는 밖에 나가고 우리들은 뒤집어지게 웃었습니다.

태욱이는 누나들이 좋은지(?) 계속 시비를 겁니다. 예슬이가 다니는 학교에 입학할 거라고 하는데, 누나들 무섭다고 그래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네요. 지영이 힘 쎄다고, 너 화장실 끌려갈지도 모른다고 해도 씩 웃고 마는 이녀석! 좋아서 그런 것이라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초딩들 원래 좋아하는 사람 있음 괜히 시비걸고 귀찮게 하지 않습니까?ㅎㅎ; 아무리 생각해도 애들이 너무 친해졌다니까요.....ㅋ

아현이와 현유는 어제보다는 좀 더 적응된 모습이었습니다. 예의를 중요시하는 뉴질랜드식 수업이, 아마도 한국의 학교와 많이 다를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아무래도 소그룹이고 영어를 배우고 있고 하다보니 학교라는 생각보다는 학원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아현이, 현유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인데, 차차 좋아질 것이라 봅니다. 오늘 벌써 어제보다는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어린 현유는 선생님께서도 잘 이해하고 계시고 잘 보살펴 주시고 계십니다. 아현이 말로는 집에서는 혼자서도 잘 한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서 아직 어려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음... 그래도 놀 때는 잘 놉니다.ㅎㅎ 현유가 그린 태극기 보셨습니까? 형들보다 훨씬 더 잘 그려서 제가 특별히 사진도 찍은 겁니다.


내일은 수영장을 가는 날입니다.
제가 수영장에 못 들어가는 아이와 함께 밖에 있을 예정이라 수영장 사진은 아마도 없을 듯 합니다.
상황을 봐서 제가 잠깐이라도 들어갔다 나올 수 있으면 찍을까 싶긴 한데...
현지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실내 수영장이라 사진이 잘 안나오고 애들이 노느라 바빠 포즈도 안 취해주고 특히 여자애들은 수영복 입은 모습이 사진에 찍히는 것도 싫어하고 등등.... 그렇다고 하네요.
그래서 사진을 아마도 많이 못 찍을 것 같은데, 미리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그동안 정신 없어서 우체통은 오늘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쓰신 편지가 많네요.
그것들 정리하고, 또 내일 토요일이라고 좀 여유도 부리고 하다보니 오늘은 좀 많이 늦었습니다.
그럼 내일 또 뵙겠습니다!
 

댓글목록

조연지님의 댓글

회원명: 조연지(yunji1323) 작성일

선생님 연지를 단시간에 너무나 잘 파악하셨네요....
그리고 소담이와 아현이도 연지의 약점을 알아 버렸네 ㅎㅎㅎ
9시 조금 넘은 시간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선생님 글 올라오길 기다렸습니다.
오늘도 얘들 보살피느라 수고하시는 선생님과 잘 적응(?)하고 있는 애들 모습이 참 이뻐 보입니다

조연지님의 댓글

회원명: 조연지(yunji1323) 작성일

선생님 우체통 2673번고 2683번 확인하시고 연지에게 전달 부탁 드립니다

양현유님의 댓글

회원명: 양현유(dan001102) 작성일

선생님! 늘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현유가 아직 어려서 손이 많이 가시죠? 아현이랑 나이 차이는 한 살 밖에 나지 않는데도 우리 현유는 막내라는 생각에 늘 애교와 어리광이 많습니다. 아마 그 곳에서도 한국에서 버릇을 못 버리고 어린 짓을 많이 하나 봅니다. 그리고 우리 아현이랑 현유가 다소 자유분방하죠? 그런 자유분방함이 다른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지 걱정이 됩니다. 제가 옆에서 함께 하지 못하기에 여러모로 걱정이 더 앞섭니다. 그래도 차츰 나아지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선생님.. 힘드시겠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정영관님의 댓글

회원명: 정영관(jyg98) 작성일

아이들이 친해져서 다행이네요.. 사진들도 캠프다이어리도 넘 재미있네요.
영관이 표정도 그려지고요. 앞으로도 잘지내길바라며 시시콜콜 재미난 일상들도 기다려지네요.

김성인님의 댓글

회원명: 김성인(kyungkog) 작성일

태욱이가 누나들에게 예절을 안 지키고 같은 급으로 놀려고 애쓰는건가요?  ㅠㅠ 어쩌죠?  아마 집에서 형에게 하던 걸 누나들에게도 쓰고 있나 봅니다. 선생님 잘 지도해주세요.

인솔교사님의 댓글

회원명: 1161102pdh(9) 작성일

안녕하세요. 어린 자식들을 보내놓고 걱정이 많으시죠?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태욱이와 누나들은 그냥 장난치는 것이구요, 좀 심하다 싶으면 제가 제지하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친해져서 그런 것이니 염려하지 마세요. 아이들이 이정도면 말 잘 듣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 수업을 이틀밖에 안했는데 이틀만에 많이 좋아진 것을 보면 다음주는 더욱 잘 할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도 착해서 다른 아이보고 지적을 한다던가 놀린다던가 하는 일도 없답니다. 조금씩 시간이 더 걸리는 아이들은 선생님께서 먼저 끝낸 아이들과 간단한 게임을 하면서 기다려주셔서 조급해하지 않고 할 수 있답니다. 역시 전문가는 다른 것 같습니다.ㅎㅎ

정영관님의 댓글

회원명: 정영관(jyg98) 작성일

영관 화이팅!!!!!!!!!!!!!!!